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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 수필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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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 수필가로 등단
  • 안중선 문화예술전문기자
  • 승인 2015.05.20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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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으로 글을 쓰고 싶다. 글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

 

▲ 전찬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사진제공=전찬구>

[KNS뉴스통신=안중선 문화예술전문기자/이동은 기자] 전찬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가 수필가로 등단해 제2의 인생 도약을 시작했다.

그는 가난한 농촌 출신으로서 어릴 때부터 글 쓰는 인생행로를 희망했지만 집안 어르신들의 만류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한국수자원공사에 공채로 입사하여 수천 명 직원 중에 최상위 다섯 명에 해당하는 상임이사까지 역임했고 지금은 한국수자원공사와 더불어 물관리사업을 하는 칠곡엔바이로주식회사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59세의 나이에 수필가로 등단하게 되어 어린 시절부터 갈망하던 문인의 꿈을 이루어낸 그는 여생을 온몸으로 글을 쓰는데 바치고 싶다고 한다. 사회의 어두운 구석보다는 우리 인생의 아름다운 모습을 터치해 독자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의 얘기를 들어본다.

다음은 수필가 전찬구 상임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먼저 25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종합 문예지 월간 ‘문학세계’에서 수필가로 등단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문학 활동에 뜻을 두게 된 배경과 등단 소감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린 시절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중학시절 일기장 한 권이 지금도 남아있는데 거기에도 유치한 수준이긴 하지만 군데군데 자작시가 눈에 띄는 걸로 봐서 글 쓰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등단소감>

유년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저의 작품을 인지도 높은 월간 ‘문학세계’에서 당선시켜주셔서 이제 마음껏 글다운 글을 쓸 수 있어서 한없이 기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960년대 경북 칠곡군 약목면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물을 때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대통령, 국회의원, 판검사, 의사, 과학자 등으로 적어냈지만 그때마다 저는 훌륭한 문인이 되고 싶다고 적어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농촌의 집안 어르신들은 청운의 꿈을 품고 권력과 명예와 부를 추구하라고 일러줬지요. 저도 그 분위기에 편승해 경제학을 전공했고 무지개를 좇아 30년을 숨 가쁘게 살았습니다.

유수 같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조직 생활, 사회생활도 충분히 경험했고 내년이면 예순이 되는 나이지만 늦지 않은 지금부터라도 온몸으로 글을 쓰면서 영혼을 불사르고 싶습니다.

백세시대! 다가오는 한 해 한 해를 경건한 맘으로 맞이하면서 때로는 애련하고 청초하면서도 또 어떤 해 봄에는 찬란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해마다 색다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겠습니다. 아직도 배울 게 더 많은 여생, 어디서 무얼 하든 늘 배운다는 겸허한 자세로 임하고 언제나 펜을 놓지 않겠습니다. 심사위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성으로 자리매김한 월간 ‘문학세계’ 金天雨 발행인님의 문운을 빕니다.

한편 제가 습작기 때마다 공감해주고 변함없이 잘 썼다고만 칭찬해준 아내 허성애 시인과 당선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부부 문필가로서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풍경들을 시 속에 담고 수필에 담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풍요로운 영혼을 일구어가겠습니다.

◉ 심사위원들께서 극찬을 해주셨다고 들었는데 심사평 내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심사평>

문필가로서 뛰어난 역량을 갖춘 작품성

전찬구 님의 ‘고독한 젊은이’를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보내온 작품들은 모두 빼어난 수작들이었다. 필력 속 내공이 탄탄하고, 글 속에 새겨진 메시지에 삶의 깊은 철학이 묻어 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60세 젊은이의 단상을 제시해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깊이 있고 진솔한 문체를 바탕으로 한 경험적 독백을 통해 기존 관념을 뒤엎는 독자적이고 고차원적 경지를 담담하게 끌어내고 있었다. 한마디로 오늘날의 60세와 과거의 60세는 완연하게 다르다는 메시지를 직서적(直敍的)으로 표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를 ‘새롭게 변화된 관점으로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인식을 통해 뜨거운 감동과 영혼의 울림을 던져 주었다. 이는 수필가로서의 문학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되었으며, 한국 문학의 지평을 열어가는 데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하게 하였다.
특히 ‘고독한 젊은이’는 지금의 시대가 ‘실버시대’임을 부각시키는 가운데, 60대의 마음을 잘 표현한 멋진 작품이다. 현실적 자기고백을 통해 ‘고독한 젊은이’를 60대로 바라보고 있어 문필가로서 역량이 대단한 작가가 탄생한 것 같아 기쁘기 한량없다. 문학적 가치를 겸비하고 뛰어난 작품성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 문학계는 물론, 만인의 등불이 되는 명수필가로 거듭나길 바라며 대성을 빈다.

심사위원 채수영 정소성 도창회 金天雨

◉ 대표작 수필 ‘고독한 젊은이’ 작품내용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목 : ‘고독한 젊은이’

경북 성주군 금수면 무학리 배바위 동네 소재 석릉군(전룡) 재실인 ‘표충재’ 중수 기념식에 참석했다. 석릉군은 나한테 13대조이시고, 임진왜란 당시 선조대왕이 의주로 피신 갈 때 왕을 안전하게 호위했던 호성공신으로 그 공로가 높이 평가되어 형조판서로 추존되었다고 한다.
기념식장에는 전씨중앙종친회장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로부터 100여명이 참석했다. 나는 행사를 주관하신 종손 큰형님이신 전씨성주군종친회장의 초청으로 구경도 할 겸 그런 행사에는 처음으로 가보았다.

행사장 주변에는 점심식사를 위한 도시락과 고기, 과일 등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식순에 따른 행사가 종료된 후 음식상 주선하던 할머니 한 분이 허리를 펴면서 "젊은 사람 누가 와서 무거운 이 짐들 저리 좀 옮겨 주이소!" 라고 하셨다.
“요즘 젊은 것들 참 버릇없네. 할머니 세 분이 힘들게 일하고 계시는 게 보이면 자발적으로 좀 도와드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혼자 중얼중얼하면서 두리번거리다가 나한테로 집중된 주위의 따가운 시선들과 마주쳤다.
화들짝 놀란 나는 군대 이등병 시절 이래 처음 날쌘 동작으로 80세 전후 노인네들 사이로 그 무거워보이던 짐을 종이 가방 옮기듯 재배치 작업을 끝내곤 휴~ 한숨을 돌리는데…
'허허~ 이 녀석아, 너는 앞으로 20년은 더 땀 뻘뻘 흘려야 철들겠구나!' 재실 지붕 용머리 기왓장 너머에서 석릉군 할아버지의 인자한 미소가 어른거렸다.

어차피 어르신들 식사 다 끝나야 내가 먹을 차례 돌아오겠다는 생각에 석연찮은 기분으로 군중들 틈에서 몰래 빠져나와 재실 뒤뜰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는 주위에 나 말고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또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 나이에 내가 버릇없는 젊은이 축에 끼는 이런 모임에 적응이 안 되는군. 우리 세대가 지나면 조상의 산소나 재실을 누가 관리하게 될는지 참 걱정되네.’
주위를 둘러보는데 고목나무 가지에서 막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꽃망울들이 눈에 띄었다. 갓 새잎을 열면서 기지개 켜는 연초록 풀잎에서든 휘어져 늘어뜨려진 고목 가지에서든, 한겨울 지나 초봄에 맺힌 꽃망울의 모습은 참으로 소담스러워 보인다.
먼 산 위 몇 조각 흰 구름 쳐다보다가 다시 꽃망울에게 고개를 돌리고는 조금 전 황당하고 무안했던 맘을 떨쳐버리기라도 할 겸 지난 한 세월 회고하면서 내 자작시 ‘꽃망울’을 읊었다.

꽃망울 맺혔네
꽃이 피려고 하네!

겨울바람 두 뺨을 스칠 땐
가슴 깊숙이 시린 적도 있었지

가는 빗줄기에 옷자락 젖을 땐
엄마 품이 그리웠었지

차가운 달빛이 머리카락 쓰다듬을 땐
수줍어 움추렸었지

언제 나에게 봄이 오려나
기다림에 지쳐 몸서리친 날도 있었지

꽃망울 맺혔네
꽃이 피려고 하네!

‘같이 어울릴만한 상대가 없어서인가,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온 종일 혼자 중얼거리게 되는군’하는 생각으로 피식 웃으면서 죄 없는 나뭇가지를 툭툭 치다가, 영혼을 빨아들일 듯 신비스런 자태를 보여주는 꽃망울을 대화상대로 삼아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또박또박 말을 건네었다.
“꽃망울아! 내년이면 예순인데 이 나이에도 내 가슴에 품고 있는 꽃망울이 멋있는 꽃을 피우게 될 수 있을지 궁금하구나.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아저씨, 백세 시대에 벌써 너무 늙은 체하시는군요! 앞으로 수십 번을, 때로는 애련하고 청초한 모습으로 또 어떤 해 봄에는 찬란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해마다 색다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될 거예요.”
꽃망울이 쌩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끝)

<약력소개>
경북 칠곡 출생. 경북사대부고 졸업. 경북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 관리본부장 역임. (현)칠곡엔바이로주식회사 대표이사. 국무총리 표창 수상. 2014년 8월 ‘약목초등학교 모교를 빛낸 인물’로 선정.

 

▲ 전찬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사진제공=전찬구>

◉ 그토록 글을 쓰고 싶으셨다면 등단하기 전에도 취미 삼아 평소에 글을 쓰기도 하셨을 텐데요?

글을 쓰려면 글 중독에 빠져야한다고 봅니다. 일상의 상황 어느 하나 글 소재 아닌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순간순간의 상황을 의미 있게 포착하고 거기에다가 내 마음을 접목시켜 글에 담아보는 것이 습관화되고 그러한 생활이 누적되면,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글이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컴퓨터 문화가 발전하면서 작품성 유무를 떠나 제가 쓴 글을 선보일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저는 직장 내 문서관리시스템의 자유게시판 또는 각종 친목 카페에 취미로 글 올리기를 즐겼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재미있는 내용, 감동적인 얘기들을 어디선가 퍼 와서 글을 올리는데 비해 저는 언제나 제 생활주변의 경험을 소재로 창작한 글만을 올렸습니다. SNS와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이동 중에도 생각나는 대로 글을 올릴 수 있어 이러한 취미활동하기에 참 편리한 세상이 됐습니다.

◉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상임이사까지 역임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직장생활 중 보람 있었던 일들과 성공노하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1985년 한국수자원공사(당시 명칭은 산업기지개발공사)에 공채로 입사해서 29년간 우리나라 물 관리업무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국민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중요한 일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당시 국가적으로 최대의 이슈였던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사업에 대한 국론이 통일되지 못해서 마음 아팠다는 점입니다. 어쨌든 현시점에 저로서는 그 사업 덕분에, 교통이 단절되었던 대부분의 강가로 이제 자전거, 자동차가 진입할 수 있고 강과 산이 조화를 이룬 자연을 벗 삼아 글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직장생활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한 마디 일러준다면 ‘일의 성공 여부에 대한 예측이나 주변 사람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항상 긍정의 마인드로 임하되 상사, 동료 또는 부하가 같이 일하고 싶고 그 조직을 떠난 후에 보고 싶어지는 사람이 되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 전찬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오른쪽)와 아내 허성애 시인(왼쪽)<사진제공=전찬구>

◉ 끝으로 본인의 미래의 모습과 앞으로 어떤 내용의 글을 쓰고 싶은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백세시대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평균 수명을 90년으로 보더라도 성장 과정 30년, 직장 생활 30년, 노후 생활 30년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60대 나이부터의 삶은 그저 생존하면서 덧없이 늙어가는 과정에 불과했었으나, 이제는 60대부터 30년을 더 산다는 가정 하에 준비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선 건강을 유지하고 경제적 기반을 갖추어야 하는 건 기본이지만 그 외에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후에 ‘무엇을’ 하면서 지낼 것인가가 걱정들입니다. 저에게는 글 쓰는 습관이 이미 중독 상태로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있는데다가 등단 덕분에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가에 대해서 방향이 확실하게 정해졌습니다. 일이 있으면 있는 대로 일을 하고 일이 없을 경우엔 글을 쓰면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30년 동안 할 거리가 있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세속의 정치활동보다는 남은여생 십년 전 시인으로 등단한 아내 허성애 시인과 함께 시에 수필에 우리 인생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담아 널리 전하고 다 함께 행복을 느끼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울러 (사)세계문인협회와 더불어 대한민국 문학 발전과 문인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안중선 문화예술전문기자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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