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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실종된 가치관, 인성교육에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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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실종된 가치관, 인성교육에서 찾자
  • 편집인 사장 최충웅
  • 승인 2015.04.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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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내 정국이 봄철 황사 시야처럼 혼미한 상태다. 권력에 줄 대어 사업을 키워온 한 기업인의 앙갚음(?) 자살로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형국이다.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목을 매어온 그는 결국 ‘손볼 사람’ 리스트를 주머니에 남기고 스스로 목을 맨 것이다.

벌거숭이로 벗겨진 한국정치 실체와 돈으로만 해결 하려는 우리사회의 슬픈 단면을 보는 국민들은 얼굴이 화끈거린다. 억울함을 극단적인 행동으로 마감해서 동정이 가는 일면도 있을지 모르지만 억울한 희생양으로 단정키는 어려워 보인다. 진정 억울함은 법정에서 가려냈어야 했다. 그는 정치에 줄을 대고 기업과 정치를 오가며 사업을 키워오다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비극이다.

총리 취임 직후 국면 전환으로 선언한 ‘부정부패와의 전쟁’이라는 덫에 총리 자신이 먼저 걸려들어 하차하게 된 셈이다. 결국 ‘부정부패와의 전쟁’ 타이틀이 급기야 ‘정치부패와의 전쟁’으로 탈바꿈을 했다.

고인은 말이 없지만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과 끈을 맺어온 ‘정치형 기업인’이었다. 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행담도 개발 비리에 연루돼 기소됐다가 노무현 정부 때 두번이나 특별사면을 받았다. 당연히 특별사면에도 금품 로비가 작용했을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다.

남미 외교순방에서 귀국한 박 대통령은 이완구 총리 사표를 수리하고,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정치개혁 마지막 기회”라는 강경한 돌직구를 날렸다. 4. 29 재·보궐선거 이후로 예상됐으나 바로 하루 전에 “정치개혁 마지막 기회”를 5차례나 거듭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시절 두차례 ‘특혜 특사’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도 단호했다.

정치 지도자들 도덕성이 민심의 심판대에 올랐다. 휘청대는 국정동력을 뼈를 깎는 아픔으로 정치개혁에서 찾아야 한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키고 국정동력 회복의 새로운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 정치가 올 곧게 바로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를 국민들은 엄중히 지켜 볼 것이다.

‘세월호’에 막혀 1년이 넘도록 수많은 시책이 가로놓여 있다. 정치가 지리멸렬하고 관피아를 비롯한 비리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기심이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 4. 18일 서울 도심은 아수라장이었다. 경찰버스 71대가 파손됐고 경찰과 시위대 100여 명이 다쳤다. 좌파·친북 성향 단체 등이 집회를 주도하면서 추모가 아닌 반정부 투쟁으로 변했다. 7년 전 괴담을 앞세워 이명박 정부를 흔들던 ‘광우병 시위’ 악몽이 연상된다. 한 시위자가 태극기를 불태웠다. 대한민국을 모독한 중범죄다. 시위 가담 야당의원 비서가 경찰버스에 남성 성기를 낙서한 추태도 벌어졌다. 이런 행태들이 진정한 세월호 추모를 욕보인 것이다.

결국 단원고 실종자 두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폭력 시위중단을 눈물로 호소하고 나섰다. 결코 쉽지않는 용기를 낸 회견이었다. 독일 언론학자 엘리자베트 노엘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이론이 있다. 사람은 아무리 타당한 의견이라도 주위 사람 대부분이 반대한다고 생각하면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일행 모두가 평탄한 둘레길을 가는데 나 홀로 조금 가깝다고 평탄치 않는 지름길을 택하긴 쉽지 않다.

이렇게 침묵하는 사람으로 인해 여론 형성이 나선 또는 소용돌이처럼 어느 한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을 ‘침묵의 나선’ 현상이라고 한다. 한 방향으로 쏠린 여론은 실상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른바 ’대세‘에 맞서서 “아니오”라고 말하는 자유지성이 그리운 시대다. 그래서 이번 두 유가족이 기자회견을 감행한 용기는 바로 감동이었다. 집단폭력의 ’공포분위기‘에서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당당히 주장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진정한 용기란 ’다수‘에 쏠리지 않는 자유로운 판단과 주장이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행동이다. 대다수 '큰 목소리'에 이끌려 자기 생각을 접게 된다. 우리의 보수층이라 지칭하는 대다수는 바로 ‘침묵의 나선’형으로 보인다.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주의,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파렴치, 남이야 어떻든 내 욕심만 채우려는 이기주의, 이 시대 허물어진 가치관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 젊은 세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은 바로 교육이요 인성교육이다.

지금 공교육은 입시교육, 취업교육에 함몰돼 있다. 가정교육이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자녀 잘되라고 야단친 교사를 찾아가 폭행하고, 초등생은 걸핏하면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는 사태다.

최근 서울대는 입학전형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하는 방침을 밝혔다. 자라나는 세대에 배려·인내·양보·관용·타협 등 인간다운 삶의 본질인 인성교육이 없는 나라에서 진정한 선진화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이 시대 실종된 가치관을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편집인 사장 최충웅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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