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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Auto Vision] 현대차, 외형적 성장보다 소비자 신뢰를 쌓는 노력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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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Auto Vision] 현대차, 외형적 성장보다 소비자 신뢰를 쌓는 노력부터 해야
  • 김필수 교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 승인 2014.12.01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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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해달라고 부탁해놓고 당일 연락두절
자동차관계자에게도 홀대하는데 소비자에겐 안봐도 뻔해
고객 대하는 서비스 수준과 배려 부족하면 시장 점유율도 떨어져

신차 시승회는 일반 대중에게 평가받는 중요한 첫 발걸음이다. 그래서 국내 제작사는 언론사 기자를 비롯한 시승회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제 인터넷 등에 게재된 신차 시승기는 어렵지 않게 볼 정도로 보편화되었고 신차 구입자는 각 시승기를 참조로 하여 구입여건을 마련하는 등 다양성도 커지고 있다.

필자가 하는 다양한 시승 경험을 보면 짧은 두세 시간을 할애하는 방법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엄밀히 따져보면 차량에 숨어있는 각종 기능을 익히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라는 것이다. 경험상 최소한 이틀에서 삼일은 운행해야 그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차량 내의 각종 기능은 물론이고 생각지도 않았던 속내도 알 수 있고 심지어 트렁크 활용도 등 숨어있는 특성을 통하여 장단점이 파악된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도심지 운행뿐만 아니라 멀리 교외로 나가서 하루 이틀을 지내면 생각 이상의 소득도 얻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어느 차종의 경우 알려진 겉보기와 달리 매력적인 모습에 반하기도 한다.

필자는 평상 시에도 1주일에 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한 경우가 많아서 차량을 많이 운행하지는 못한다. 특히 시승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으나 지방 출장을 가는 경우나 또는 일부러 주말에 시간을 내어 시승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편이다. 약 2~3일 정도 운행하면서 해당 차종에 대한 확실한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양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시승은 좋은 사례가 될 뿐만 아니라 차량 기술 등 발전의 정도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각종 차종을 시승하면서 부닥치는 각종 사례는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가 어떠한지 파악할 수도 있고 기업 마인드를 인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한 사례를 보면 해당 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도 하다. 수입차를 시승하는 경우는 담당 지사에서 정확한 시승 일자부터 전달방법은 물론이고 동선에 대한 각종 조건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여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약속 또한 확실하게 지켜서 신뢰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문제가 발생하면 미리 조치하고 상황을 설명하여, 양해를 구하는 모습은 더욱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수입 고급 차종에 서비스 마인드까지 가미하면서 더욱 신뢰성을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은 연비나 가격, 디자인, 각종 옵션은 물론이고 애프터서비스 등 보이지 않는 요소가 많이 가미되면서 종합적인 감각으로 선택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종 접점측면에서 소비자와의 소프트웨어적인 신뢰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차가 국산차 대비 높은 하드웨어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차량을 선택하는 과정에서의 각종 최종 소비자 접점이 신뢰감을 높이고 대접받는다는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더욱 선택의 정도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해당 브랜드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선택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곤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입차가 급증하는 이유 중 수입차종이 좋기보다는 어느 특정 브랜드가 보기 싫어 택일한다는 소비자의 일부 의견도 참조할만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필자가 국내 H사의 신차를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수주 전부터 일자를 확인하고 몇 번이고 주지하면서 많지 않은 여유시간을 만들어 시승을 준비하였으나 시승 전 날에도 그렇고 해당 일자에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에 이르러 포기한 경우가 발생하였다. 해당 기업은 준비도 안되어 있었고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습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먼저 시승을 제안해놓고 마무리는 엉망으로 만드는 사례를 보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제작사의 이미지가 어떤지 알 수 있는 사례가 되었다.

물론 해당 제작사는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이러한 자세로 소비자를 대한다고 생각하자 국내 소비자가 얼마나 푸대접과 홀대를 받는 지 가늠할 수 있었다. 비슷한 사례가 될지 모르겠으나, 비가 오는 심야에 갓길 없는 고속도로 1차선을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시동이 꺼지는 경험을 한 운전자는 목숨이 왔다갔다는 하는 소름끼치는 심각성을 느낀다고 할 수 있으나, 해당 자동차 제작사는 얼마든지 운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다고 편하게 얘기한다는 것이다. 양쪽간의 시각차는 결국 브랜드 이미지로 오고 경험한 운전자는 물론 가족이나 주변 친지들에게도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로 와 닿아서 결국 차량 구입 시 타사의 자동차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즉 전형적인 ‘안티’로 작용하는 것이다.

해당 제작사가 소비자를 배려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조치하였다면 중장기적인 충성 고객으로 남을 수 있는 경우를 잃어버리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필자의 시승 실패도 해당 제작사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자리매김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차량을 보기 전에 이런 이미지가 누적되면 결국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나타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동차 분야에 어느 정도 관여한다는 필자의 경우도 이러하니 일반 소비자의 경우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최근 수입차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머지않아 국내 시장 20% 점유율이라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되고 있는 지 국내 제작사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꼭 차량의 품질뿐만 아니라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수준과 배려가 부족하면 절대로 기존의 점유율 확보는 불가능하고 시장은 점차 뺏길 것은 자명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승 실패에 대한 명백한 연락도 없는 국내 H사의 사례를 보면서 아직도 국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보는 것은 너무 앞서간 것일까?

일각에서 ‘우리는 뭇 죽여’, ‘너희가 떠들어봤자’, ‘대마불사’등의 시각이 이미 자리매김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사례는 얼마든지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 사소한 것부터 챙기고 하나하나 열심히 하다보면 향후 큰 신뢰가 쌓여 결국 충성고객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켰으면 한다. 아직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김필수 교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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