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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보다 능력이 대접받는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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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보다 능력이 대접받는 사회로
  • 편집인 사장 최충웅
  • 승인 2014.10.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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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U-턴 현상' 이대로 좋은가?

 학벌보다 능력이 대접받는 사회로

- '학력 U-턴 현상' 이대로 좋은가? -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대졸자들이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학력 U-턴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청년실업이 급증하면서 4년제 대졸자들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 비해 실업자 수가 18% 증가해 청년실업률이 올 9월까지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전문대 U턴’ 입학은 해마다 더 늘어나 2014학년도 1,283명으로 전년대비 2.4% 늘어났다. 최근 3년간 4년제대 졸업생 중 전문대에 재입학해 실제 등록한 학생이 3,638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1,400여명이 전문대로 발길을 돌린 셈이다. 4년제 대학을 나와 취업을 위해 다시 전문대 입학을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3년간 전문대 U턴 입학생의 졸업비용으로 환산하면 4년제 졸업에 든 학비와 생활비 1,586억 원에 전문대 졸업을 위해 2~4년간 들어갈 1,040억 원을 합쳐 총 2,626억 원이나 된다. 한 해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고도 졸업 후 취업이 안 되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학벌 사회다. 대학진학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그동안 고졸자 80%가 대학진학에 매달려 왔다. 대학 진학을 위해 1년 사교육비가 무려 20조 원이 들어간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의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다.

 학벌이 프리미엄으로 군림해 오면서 대학진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사회 풍토로 자리 잡아 왔다. 대학진학이 소득보장과 결혼조건 등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투자행위로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치부돼 왔다. 취업은 물론이고 임금 책정과 승진 등에 이르기까지 학벌이라는 간판 앞에서 수많은 청춘이 좌절하고 시달려 온 것이다. 빚을 내서라도 대학가고, 정작 공부보다 등록금 마련으로 아르바이트에 찌들리는 기현상으로 점철되어 온 것이다. 그러다 대졸자는 청년 실업으로 고통받고, 가계는 비싼 등록금으로 쪼들려 집 담보 융자로 버티다 결국 하우스푸어로 전락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고교 졸업생의 취업률은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29.2%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는 30.2%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과 금융권에서 고졸 채용을 늘린 배경이다. 취업 후에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 고졸 후 취업이 전보다 늘어나는 것이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대학 간판보다 업무 능력에 치중하고 있는 편이다. 학력 거품이 꺼지고 있는 신호로 보인다.

 따라서 고학력의 거품을 완전히 빼기 위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한다. 행복한 삶의 기준을 땀과 기술의 가치에 둘 수 있도록 지원과 선도를 병행해야 한다. 결국 학력 인플레의 해소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산업 현장에 밀착된 전문 직업교육을 받으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넓히는 데 있다. 무조건 대학 진학이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고졸자가 안정적으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 역시 고졸자와 대졸자 간 부당한 임금 또는 승진 차별을 배제하고 능력 중심의 사회로 이행하는 게 학벌의 폐해를 줄이는 첩경이다. 기업이 앞장서는 고졸 채용 흐름이 뿌리 깊은 학력차별을 개선하고 학력 인플레를 개선하는 동력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인 사장 최충웅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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