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7 10:57 (일)
[조성진의 진품명품] 신해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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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신해철 파이팅
  • 조성진 편집국장
  • 승인 2014.10.26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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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타고난 멋진 저음, ‘언어’의 마술사
예전엔 고음불안, 이젠 멋스러운 저음으로 자신만의 특화된 보이스
투병 중인 환자 상대로 낚시성 보도행태 아쉬워

[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김치수의 문학평론집 ‘살아있는 소설’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작품을 접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데에는 두 가지 기능의 지배를 받는다. 그 하나는 자신이 이미 기대했던 미학을 발견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기대하지 않았던 미학을 발견하는 것이다. 전자를 기지의 미학이라 하고 후자를 미지의 미학이라 한다면, 전자가 확인에 근거를 두고 있고 후자가 발견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해철의 곡을 새로이 접하게 되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해 때론 불안한 가창력에 “역시 이번에도”라는 말이 나오는 한편, 데뷔 이후 줄곧 계속되어 오고 있는 아이템의 새로운 시도와 문제의식이라는 점에서는 “역시 이번에도”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뮤지션이란 직업을 떠나 일단 신해철은 재능이 많다.

논리적인 사고력과 현란한 달변으로 대중을 감탄케 할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주었다. 그는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에 진출했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1980년대 말엽에 음악계에 나왔으니 어느덧 신해철도 20여년이 넘는 경력의 중견 음악인이 되었다.

밴드 리더로서의 신해철은 데뷔때부터 줄곧 세련된 뉴웨이브와 실험적인 작법을 한국 락음악에 접목해 화제를 낳았다. 출발 당시부터 그는 ‘트렌드리더’였던 것이다. 멤버 변동과 몇 가지 파란이 있어도 여전히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잃지 않고 있다. 반면 보컬리스트로서의 신해철은 20년 넘게 노래를 해오고 있음에도 아쉬운 점이 꽤 있다.

그럼에도 신해철은 선천적으로 멋진 저음을 타고 났다. 낮은 음역은 높은 음역에 비해 무게감이 실려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 만일 그가 저음이 아닌 하이 톤의 소유자였다면 그 뛰어난 달변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대중적 사랑을 받진 못했을 것이다. 하이 톤에 빠르게 쏟아내는 언변? 다소 경박해 보일수도 있어 그만큼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해철의 저음은 오늘날 그를 우뚝 서게 하는데 큰 무기 중 하나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저음이 좋다고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용도에 맞는 최소한의 가창력, 필링, 연출력 등 여러 요소가 함께 해야 한다. 락보컬은 일반 팝과는 달리 다양한 음역대를 오가며 보다 감정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을 하는 게 특징이고 매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해철의 경우 저음역이 좋은 반면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음정이 불안하고 소리가 새어 나간다. 이것은 라이브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고음은 내야겠는데 잘 안되니까 가성을 쓰게 되고 그것도 락의 강렬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소위 ‘센 가성’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두성이 아니라 ‘센 가성’에 의한 고음 처리다보니 고음에서 소리가 날카롭고 파워풀하게 뻗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당연히 무리를 해가며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류의 가성은 목에 큰 자극을 주고 노래를 오래 끌지 못하게 한다. 두성을 확실하게 습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다.

국내 음악계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스타 신해철에겐 더 이상 소리를 잘 내기 위한 맹연습보다 노래하는 스타일 자체를 바꾸는 게 최선이다. 굳이 힘들게 고음까지 처리하려 하지 말고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중저음의 음역대를 특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신해철은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장점인 중저음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노래를 통해 자신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어 보인다. 재즈 패턴으로 스타일을 바꾼 후 더욱 그의 보이스가 멋스러워졌다. 그의 실험성에 비추어 볼 때 이런 보이스로 향후 락음악과의 또다른 조우도 기대된다.

고음을 구사하지 않는다고 해서 또한 음역대가 너무 일정하다고 해서 아무도 데이빗 보위를 폄하하지 않는다. 오히려 락계의 지존 같은 존재로 사랑받고 있는걸 생각해 보자.

소위 ‘의식 있는’ 뮤지션 중 하나로 연예/문화 전반에 쉴 새 없이 문제적 화두를 던져대던 이슈메이커 신해철이 힘들게 투병 중이다. 여기에 일부 ‘옐로 저널리즘’이 갖가지 밑도 끝도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낚시성 기사로 그와 주변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매체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이 만드는 것이거늘, 투병 중인 환자에게 이 무슨 행태들이란 말인가.

‘마왕’이라는 닉네임처럼 약해지거나 흔들리지 말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병상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 무대로 복귀하길 기원해 본다. “대마왕 is never die.....”
신해철 파이팅! 

조성진 편집국장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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