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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폰티악 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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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폰티악 르망
  • 조성진 기자
  • 승인 2014.09.10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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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지만 파워풀한 클래식 머슬카의 대표급
유명 영화 작품들에서도 강렬한 존재감 빛내
명품 통념 깬 새 기준의 명품 개념 정립

[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18세기 오타와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딴 폰티악은 한때 미국 GM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였다. 국내 카매니아들 사이에서 ‘머슬카’로 인기를 얻던 ‘파이어버드’도 폰티악 라인이다.  

지난 1926년 GM의 독립 사업부로 시장에 첫 선을 보인 폰티악은 1960년대로 와 엔지니어 존 드로리안에 의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부상했다.

미시간 대학에서 자동차 공학을 전공한 드로리안은 당시 회사가 정한 엔진 사이즈를 무시하고 강력한 파워를 주무기로 한 초대형 엔진 장착의 GTO 모델을 선보였다. 그런데 이것이 폰티악 이사회의 우려와는 정반대로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파이어버드와 그랑프리, 템페스트/르망 등의 성공으로 폰티악은 일약 세계적인 자동차로 부상했으며 파워를 주 무기로 하는 ‘아메리칸 머슬카’ 즉 ‘파워카' 시대를 열었다.

폰티악의 성공은 수십 여 년 동안 지속되며 파워카의 상징적 존재로 세계의 카매니아들을 자극했지만 2000년대로 들어와 새로운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2010년경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자동차 매니아들은 현재까지도, 투박하지만 넘치는 파워로 다양한 운전 재미를 선사하던 폰티악 올드카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 중고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일부 모델들의 가격이 천정부지인 이유다. 더욱이 폰티악 올드카는 추억의 명화에서 주력 차종으로 등장할 뿐 아니라 최근 영화에서도 인상적인 포스를 발한다.

넘치는 카리스마로 ‘궁극의 존재감’을 보여주던 폰티악 머슬카 모델 중에서도 르망의 인기는 각별하다.

르망은 특히 3세대(1968~72) 모델이 인기를 얻었다. 5.7과 6.6리터의 엄청난 배기량에 V8엔진이 탑재된 파워 카의 전형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워낙 강렬한 존재감으로 인해 이 3세대 르망은 유명 영화에서도 명장면을 연출했다.

71년형 르망은 진 해크만 주연의 하드코어 느와르 명작 ‘프렌치커넥션’(1971)에서 폭발적인 엔진굉음을 내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뉴욕 브룩클린 철로 아래를 배경으로 진 해크만이 물불 안가리며 운전하는 차가 바로 이 모델이다. 브루스 리의 ‘맹룡과강’(1972)의 영화 초반, 이태리에 도착한 브루스 리를 픽업하러 온 차도 바로 이 67년형 르망이다.
‘볼륨을 높여라’(1990)에서 반항적인 10대들이 타던 차도 68년형 르망이다. 이들은 주인공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진행하는 해적방송을 좀더 실감나게 듣기 위해 르망을 몰고 야외로 나온다. 그리곤 차 볼륨을 최대치로 올리고 음악에 몰두한다.

어디 이 뿐인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감독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1992)도 있다. 팀 로스가 자동차를 빼앗기 위해 총으로 위협하며 다가가는 씬이 있는데, 이 차가 바로 72년형 르망이다. 르망 운전자와 팀 로스 일행간의 총격전도 이 영화의 색다른 매력 중 하나다. 국내에 소위 ‘미드폐인’을 만들어내던 탈옥 액션물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4의 8회에서 링컨 버로우즈와 수크레가 타던 차도 71년형 르망이다. 여기에선 비록 낡은 중고차로 나오지만 언뜻 외관만 봐도 심상치 않은 카리스마가 흐르는 걸 알 수 있다.

르망은 1962년부터 1981년까지 생산되며 6세대 모델 변화를 거쳤다. 그리고 이 대체 모델이 바로 폰티악 보네빌이지만 존재감은 오히려 약해졌다.

머슬카의 색다른 운전 재미를 선사하는 르망 올드모델은 각종 머슬카 시연대회나 클래식 머슬카 전시회 등에서도 인기 정점에 있다. 새롭고 우아하며 세련된 미학만이 명품의 가치를 만드는게 아니라 투박하고 ‘올드’한 것도 명품의 가치를 빛낸다는 걸 폰티악 르망이 보여주는 것이다.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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