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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을 초월한 예술혼 옻칠명인 전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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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을 초월한 예술혼 옻칠명인 전용복
  • 한일문화예술신문
  • 승인 2011.03.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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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은 지구상의 어떤 물질보다 오래 그 생명력을 유지한다. 옻칠은 나무에서 추출한 수액이므로 자연친화적이며 인체에 유익한 물질을 생성한다. 옻칠은 무엇보다 아름답다. 옻칠의 효능을 쉽게 말하면 이렇다. 모나리자는 변형을 막지 못하지만 팔만대장경은 완벽히 보존됐다. 옻칠의 생명력은 그만큼 강하며 신비롭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더 유명한, 아니 세계최고의 옻칠명인 전용복. 그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1988년 일본에서였다. 일본의 국보급 건물인 ‘메구로가조엔’ 복원공사를 일본 장인 3000여명을 제치고 실내 장식 복원 공사 총책임자가 된 것이다. 일본인이 한국의 경복궁을 복원한 것과 같은 일이었다.  게다가 지진으로 인해 손상된 작품을 부활시키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영어로 옻을 japan이라고 한다. 일본의 나라명과 똑같을 정도의 자존심이 바로 옻인 것이다. 당시 일본은 한국인이 메구로가조엔의 복원을 맡았다는 것에 크게 요동쳤다 그러나 기자들 앞에서 전용복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른분들은 가문과 학벌을 내세운 것 같다. 나는 목숨밖에 내세울 게 없다. 저 옛날 조선에서 왔던 장인들이 만든 작품을 부끄럽지 않게 복원해 내겠다.” 이후 3년만에 작업을 마치고 세계적인 규모의 칠예 미술관인 일본 ‘이와야마 칠예미술관’을 7년간 운영했다. 메구로가조엔이 복원을 마치고 새롭게 문을 연 날, 태극기와 일장기를 함께 걸어놓았다고 한다. 문화와 예술은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져 진정한 교류의 혼을 되살릴 수 있는 ‘힘’. 바로 그것이다. “우리의 발밑에 있는 문화를 이렇게 한번 훑어봄으로써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또 그것에 대해 배울 게 있으면 배우고 계승할 게 있으면 계승해서 하나의 역사로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의 옻 문화를 만들어가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그는 전통 문화와 장인 정신을 배우고자 찾아온 한류 스타 배용준, 김혜수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한일문화예술신문 http://www.cop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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