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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월호 침몰의 그날, 대한민국 제2의 국치일(國恥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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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월호 침몰의 그날, 대한민국 제2의 국치일(國恥日)
  • 류진창 (주)중원산업 대표이사
  • 승인 2014.05.29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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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검은 바다 속에서 힘없이 생을 잃어간 어린 생명에 바침

▲ 류진창 (주)중원산업 대표이사
지금으로 부터 100여 년 전 한일 강제 병합으로 국권을 송두리째 일본에 빼앗김으로써 우리나라 조정이 있는 경복궁 근정전 정문에 일장기가 처음 걸렸다. 그로부터 우리민족에게 시작되는 가장 불행한 식민지배 역사의 서막이 시작되는 날을 우리는 경술 국치일이라 한다.

이웃 중국에서도 1931년 일본의 관동군에게 동북3성을 침탈당했던 날을 국욕일(國辱日). 즉 나라가 욕되는 날이라 지정하여 그날을 잊지 말자며 성대한 행사로서 되새기고 있다. 이는 지난 역사 속에서 미래를 살아가는 거울을 얻지 못한 민족에게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교훈일 것이며, 우리도 8·15 광복 뒤에 숨겨진 비통한 오욕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국민적 변고의 부끄러운 재난을 자초하였다. 아직 피워보지 못한 수많은 꽃봉오리의 어린 생명들을 우리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주검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장차 이 나라의 기둥이며 희망의 새싹인 어린 생명의 희생을 어떻게 얼마만큼 통곡해야만 통분에서 헤어날 수 있을까?

배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승객들을 그 자리에 놔두고 자기만 구명정에 올라탄 선장의 행위를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으며, 직업인의 윤리의식은 물론 인간으로서 도덕적 양심과 염치 등 이 모든 것 중에 최소한의 기본적인 가치관에 단 하나도 해당되는 일이 없으니 말이다. 배를 탈출하라는 단 3초의 그 말 한마디가 이렇게 절실 하였는데도 그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워서 300여명의 희생자를 낳는 천추의 통한을 남겼단 말인가? 그 말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사람이 얼마든지 있었으니 말이다.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언어나 풍습이나 피부색이 다른 이민족도 검붉은 혈액의 색깔은 같다고 한다. 즉 인간으로서 양심과 수치심은 같다는 말이 될 것이다. 도대체 인간성을 찾아 볼 수 없는 선장 그 사람이 차라리 비정상적인 정신 장애자나 인격 파탄자라는 의학적 진단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 한 수백 명의 생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하는 일촉즉발 위기의 순간에 국가기관은 초동 대처는커녕 허둥대고만 있었다니, 이렇게 답답하고 부끄러운 총체적 부실 앞에 국격(國格) 파탄이란 값진 불 영예는 곧 가차 없이 전락되는 미개국이란 국치일이 아니 되겠는가?

차디찬 검은 바다 속 격실에서 힘없이 생을 잃어가는 어린 생명의 처절한 발버둥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억장이 무너지는 통분 말고 더한 아픔이 어디 있단 말인가? 생각조차 싫은 이 일들 앞에 길길이 뛰며 자지러지는 실성만이 전부 될 뿐이다.

무능하고 무기력한 우리의 현 주소는 과연 국민소득 2만 5천불 시대를 뻐기는 일도 아닐 것이며, 국력의 상징인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던 자부심은 더욱 아닐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 외국인들에게 당당히 코리아라고 대답했던 그 긍지 앞에 허탈하게 무너지고 마는 부끄러운 나라 코리아가 정답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우리의 현실을 조금도 관용하지 말고 냉정히 비판하자. 나로부터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배금주의와 개인주의를 직시 한다면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길 일은 아니다. 고귀한 그 들의 넋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일은 다시는 이 땅에 이런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구조적 문제를 바로 잡는 일이다.

국가 개조론이 대두되고 있다. 국가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뜯어 고치자는 애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제도를 강제 한다 해도 그 제도를 운용하는 당사자는 결국 사람이 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일본의 식민지배가 시작될 즈음 교육과 국민운동으로서 우리민족의 의식을 혁신을 해야 된다는 민족 개조론을 주창하여 오늘날까지 높은 교훈이 되고 있다. 사촌이 논 사면 배알이 한다는 우리의 속담 앞에 감히 민족 개조론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 한다면 논리의 비약이 될까?

아무튼 무엇이든지 바꾸는 일이라면 주저 없이 부수고 고처서 새롭고 튼튼한 외양간을 지어야 한다. 국가는 외침에 의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다는 선각자의 교훈을 덧붙인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삼천리금수강산과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가 전부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국민성이다. 한국동란의 폐허에서 꽃 피운 한강의 기적이며, IMF의 경제 위기를 최단기간에 걸쳐 극복 했던 우리 민족의 저력은 온 세계인의 경탄을 자아내게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는 민족적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이제 국가사회의 구성원인 나부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훈훈한 마음 나로 하여금 즐거운 사회가 되는데 앞장서겠다는 다짐으로 우리의 의식을 새롭게 바꿔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삼가 고인의 영전에 국화 꽃 송이를 바친다. 희생자 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류진창 (주)중원산업 대표이사 kdn@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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