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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난대응시스템 혁신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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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난대응시스템 혁신제안
  • 김성제 인천강화소방서 예방안전과장
  • 승인 2014.05.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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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제 인천강화소방서 예방안전과장
▲ 김성재 소방령.

2014년 4월 16일 약 476여명이 탑승한 세월호(SEWOL)의 진도앞바다 침몰사고로 실종자 및 사상자들이 많아 온나라가 패닉(Panic)현상에 빠져있고, 외신들로부터 사고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또한 주무기관인 해양경찰의 골든타임(Golden Time)의 초기대응실패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콘트롤타워(Control Tower)로서의 허점과 수습부실로 국민적인 실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현실이다.

이 대형참사 후 대통령께서는 "재발방지 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국가안전처를 중심으로 일원화된 국가재난관리체제로 개편하는 대국민담화가 지난 5월 19일에 발표되었다. 이제는 국민안전행복을 확보하고 대형재난 절대방지를 위해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묘안(妙案)을 찾고 있다. 그러한 시점에서 중요하게 고려할 핵심요인들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해양경찰의 초기대응시스템의 문제점이다. 인명구조활동에 대한 노하우와 유사시‘국민안전 최우선’이란 준비된 희생정신으로 무장된 모습이 부족했다고 보여진다. 침몰하는 여객선의 사고수습을 위해 출동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전문대원들이 장비를 갖고 내부진입하며 최대한의 노력으로 전원구조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밖으로 나온 승객에 대한 인명구조는 어선에 의한 어부들이 더 잘했다고 보도되었다. 기본적으로 온 지구보다도 무겁다는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무장된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 안전행정부 중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보고되는 내용만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는 행정관료적인 대응의 문제점이다. 즉, 위기관리 및 재난관리시스템을 비전문가인 일반행정직 위주의 페이퍼 웍(Paper work)중심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재난현장과 긴밀하게 연계되는 예방-대비-대응-복구 순서로 일련의 SOP절차에 따라 명확한 지휘체계로 일사불란하게 신속하게 움직이는 현장활동(Field work)중심으로 개혁되지 않은 예견된 결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러면 또 다시 멋있게 정부조직 간판바꾸기와 옷갈아입기로 포장하고, 수많은 매뉴얼과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각자 국민들을 위해 안전지킴이로 나설 것인가? 이제 정부는“비정상을 정상으로”란 구호아래 대대적인 국가개조를 위한 대혁신의 거보(巨步)를 내딛고 있다. 국민안전행복을 위한 “국가안전처”의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무엇보다 고려해야 할 기준은 “재난현장 관련성”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수많은 매뉴얼과 상황실 운영의 비효과성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이제 진정으로 국민안전을 위해 절실한 것은 초기대응시스템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재난현장을 가장 잘 알고 평소에도 5분대기조같이 출동태세를 갖추며 항상 24시간 준비된 사람이 있다. 침몰하는 배가 이미 기울어져 선체(船體)에 진입하지 못하니 마냥 보고만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죽어가는 시민들을 보면 즉각적으로 내부진입하며 인명구조하도록 DNA를 가진 사람이 있다. 미국의 911테러사고시 수많은 시민들이 WTC건물을 탈출할 때 내부에 시민들이 있으니 구조하라는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바로 건물내부로 들어가서 활동하다가 순직한 343명의 소방관들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나라에도 홍제동 화재사고 등 수많은 순직사례가 있음을 모든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우리나라 소방관의 핵심가치와 기본이념은 “신뢰․헌신․봉사”로서 국민안전 최우선 정신으로 무장된 가운데 근무하고 있다.

다음으로 재난안전대응 수습조직체제의 효율적인 개편의 방향이다. 재난현장의 정보와 연계하고 재난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며, 평소에도 훈련하며 준비된 조직이면서 일반행정관료만큼 일반행정과 안전교육 등 재난방재실무에도 능통한 인력을 보유한 조직을 중심으로 재난대응체제를 혁신함이 필요하다. 재난현장의 전문성을 살리고 어수선한 재난현장의 일사불란한 지휘통제를 위해서는 평소에 훈련되어 준비된 제복조직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농사일은 농부에게, 어업일은 어부에게” 맡겨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재난안전의 전문가(Specialist)에게 맡길 것을 일반행정가(Generalist)에게 담당시키니 현장과 안맞는 엇박자 탁상행정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유사시 대형재난현장에는 작동하지 않는 것인데 “Specialist의 Generalist화”가 그 대안이라 믿는다. 재난대응분야의 선진국인 미국 911테러 당시 대응모델을 벤치마킹(Benchmarking)하여 평소에도 현장활동대응체제로 훈련된 조직을 재난사고시 확대개편하여 통합현장지휘하는 '지방분권형 대응체제'가 효율적라고 재난행정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재난관리의 process중에서 예방과 복구분야는 일반행정조직 중심으로 개편하고, 대비와 대응분야는 현장전문가(Specialist) 중심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해난사고시에는 '122'로 긴급신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번의 초대형 해난사고 시 일반시민들은 전혀 몰라 '122'로 신고하지 않고 오히려 '119'로 총 23건이 긴급신고되어 전남소방본부 상황실에서 목포해양경찰상황실로 전환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됐다. 이제는 각종 재난사고시 일반시민들이 '119'가 재난신고의 대명사로 된 지금, 재난신고체계도 통합하고 유관기관의 협업을 위해 국가재난통합지휘통신망과 통합관제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고 본다.

자고(自古)로 후회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국민안전관리시스템을 만들어보자. 지혜의 왕인 솔로몬이 소중히 간직했다는 명언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그리고 일제시대 단재 신채호선생의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밝은 미래는 없다"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안타깝게 희생당한 승객들의 죽음이 우리나라 재난사고 절대방지의 시금석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김성제 인천강화소방서 예방안전과장 h21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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