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0:20 (목)
[조성진의 진품명품] “언제 식사나 합시다”
상태바
[조성진의 진품명품] “언제 식사나 합시다”
  • 조성진 편집국장
  • 승인 2013.12.22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키지 못할 겉치레 약속은 새해부터 이제 그만

[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언제 식사나 합시다”, “언제 술이나 한잔 하죠” 등등 우리는 어느 때부터인가 이 ‘언제’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직업상 사람을 많이 만나는 나 역시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같은 업종 관계자들과 간만에 전화 통화를 하다가 끝인사로 ‘언제’ 식사나 술을 하자며 전화를 끊는다. 통화하는 그 순간에 특정 요일을 정해 약속을 하기엔 그만큼 버거운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언제’라는 말은 비즈니스는 물론 친지나 친구 끼리도 쉽게 해버리는 말이 되어버렸다.

‘언제’라고 하고 말을 끝내버리면 과연 그 언제가 언제 돌아올 것인가?
아무리 바쁘게 산다지만 ‘언제’라고 말을 하고 계속 미루다보면 결국 1년이 지나도 못 만나게 된다.

얼마 전 일본의 유명 음악/문화 관계자가 내한해 행사장에서 잠깐 인사를 한 적이 있다. 그가 몇 번 한국을 찾을 때마다 만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 서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다. 몇 차례 한국을 찾는 와중에 그 역시 간단한 한국 인사말을 배운 것 같았다. 마침 행사장이 너무 바빠 나는 그의 앞으로 가 “이만 간다”고 말하자 그 일본인은 내게 어눌한 발음으로 띄엄띄엄 “언제 식-사-나 합-시-다”라고 했다.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언제’라는 표현을 외국인까지 배우다니.

좋은 것보다 나쁜 습관을 먼저 배우게 된다고 했던가.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얼굴 한번 보고 싶었지만 바쁘다보니 ‘언제’라는 말로 만남을 미루어 두었던 사람들을 올해가 가기 전에 먼저 연락해서 꼭 반가운 만남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결국은 지키지도 않는 말뿐인 약속인 ‘언제’를 새해부터라도 쓰지 않는 습관을 들여 보도록 하자.

조성진 편집국장 corvette@kns.tv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