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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 최고 인기스타..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의 삶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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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 최고 인기스타..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의 삶과 죽음
  • 장수미 기자
  • 승인 2011.02.23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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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8시10분 운명.. 강남 차병원과 공동으로 인공수정 통해 대(代) 이어주기로

▲살아생전의 고리롱 모습
▲아내 고리나(위)와 함께 하던 시절

 

 

 

 

 

 

지난 17일(목) 밤 8시 10분. 서울동물원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1963생 추정)할아버지’가 우리나라 대표동물원인 서울동물원과 함께 해왔던 역사를 뒤로 하고 노환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고릴라의 평균수명이 야생에서 30~40년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훨씬 오래 산 49살 추정(사람으로 치면 80~90세 가량)의 세월을 살아 온 장수동물 ‘고리롱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서울동물원의 대표적인 상징동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평생을 살아오면서도 대(代)를 이어 줄 자식하나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고리롱할아버지의 건강은 지난 1월 20일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힘이 없어 걸을 때마다 비틀거리기 시작했는가 하면 2월 10일경부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워 일어 날 줄을 몰랐다.

전담사육사와 수의사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매일같이 밤낮 없는 비상대기를 했다. 링거를 통한 영양제 주사를 투여하는 등 원기회복을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했다.

노환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 했을 뿐 아니라 치아 또한 모두 마모되어 지난 2008년부터는 음식섭취도 어려워 사육사들은 매일같이 닭고기와 영양제를 첨가한 주먹밥을 만들어 일일이 입에 넣어 주는가 하면 특별 영양식단으로 건강을 챙겨 왔으나 모든 사육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다.

지난 1968년 1월(당시 4~5살 추정) 아프리카로부터 처음 창경원으로 들어왔던 고리롱은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살아 온 아내 고리나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부부간의 성격차이로 결코 행복하지 못한 생활을 이어 왔다.

이는 서울동물원의 전시인 과거 창경원 동물원 시절, 열악한 시설환경 탓으로 고리롱의 양쪽 발가락을 절단 할 수 밖에 없었던 불편한 몸은 항상 고리나와의 힘의 경쟁에서 밀려 약자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들은 애뜻한 사랑한번 나눠 보지 못한 채 그 안타까움으로 모든 매스컴의 화제의 동물이 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이곳 서울동물원에만 보유하고 있는 로랜드고릴라는 몸값 또한 수입과정의 마진과 운송비 및 부대비용까지 계산한다면 10억원이 훨씬 넘을 뿐 아니라 ‘부르는게 값’이다.

국제적으로도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어 외국으로부터 수입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2세 출산의 기대는 더욱 절실하다 할 수 있다.

이에 지난 2009년 11월 1일. 서울동물원 개원 100년을 맞아 기존의 비좁고 낡은 콘크리트 바닥을 걷어내고 신유인원관으로의 환경개선으로 이들 부부에게도 사랑의 기회는 찾아 왔다.

콘크리트 바닥은 천연잔디로 바뀌었으며 높은 나무와 돌산을 이용한 생태환경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개선됐다. 사계절 야외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온돌침대도 깔아 주었으며 몰래관람창을 설치해 이들만의 은밀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배려했다.
 

장수미 기자 crazysea08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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