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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강호동과 유재석을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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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강호동과 유재석을 비교한다
  • 조성진 기자
  • 승인 2013.11.0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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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판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의 장단점
진행방식과 발성법부터 큰 차이, 각각 고음과 중저음 특화

[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국내 예능MC가 강호동과 유재석의 2인 체제로 굳어진지 오래다. 강호동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프로그램 출연자들을 쥐락펴락하는 반면 유재석은 출연자들을 리드한다기보다는 함께 묻어가며 보조를 맞추는 잔잔한 진행 스타일을 보인다.
  
대한민국 예능프로는 이 두 사람이 있고 없고에 따라 인기 판도가 달라질 만큼 대중적 관심은 대단하다.          

강호동은 70년 경남 진주 출생, 유재석은 72년 서울 출생이다. 강호동은 출신지의 사투리와 억양이 묻어 있는 반면 유재석은 서울 표준말을 사용한다. 

두 사람은 데뷔시기가 비슷하지만 경력은 전혀 다르다.
  
강호동은 운동선수(씨름)로 출발해 천하장사까지 올랐다. 그러다가 1993년 MBC 특채 개그맨으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반면 유재석은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했다. 출발부터 방송인의 길을 갔던 것이다.   

이런 이력은 양자의 차이를 비교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멘트를 하는 방식이다.    

운동선수 출신의 강호동은 오랫동안 다져진 체력으로 언제나 스태미너가 넘친다. 멘트를 할 때의 자세도 좋다. 운동을 오래 해서 그런지 아래쪽에 힘을 넣는 법을 안다. 다시 말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복식호흡을 통한 발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말을 많이 해도 체력 소모가 적다. 강호동이 장시간 큰 소리로 진행을 해도 피곤을 느끼지 않는 이유다.   

반면 유재석의 자세는 좀 어정쩡하다. 그가 멘트를 날릴 때의 자세는 거북이가 연상된다. 즉, 목이 앞으로 빠진다. 이처럼 자세가 앞쪽으로 쏠리다 보니 소리도 앞을 향해 밀어서 내는 편이다. 이런 자세는 무게중심이 특정부위(앞쪽)에 실리므로 체력 소모가 많다. 유재석이 진행을 조금만 해도 금새 지치는 이유다.  
 
입모양은 어떨까?
강호동은 말할 때 입모양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입을 적게 움직인다는 말이다. 유재석은 입을 좀 더 많이 움직인다. 마치 조잘조잘 거리듯.
강호동은 몸으로 소리를 내는 편이고 유재석은 몸보다는 입으로 소리를 낸다는 말이다.

발음의 정확도는?
강호동은 사투리가 심하고 거기에 운동선수 출신이다. 발음의 부정확함과 억센 억양은 문제로 지적된다. 유재석은 개그맨 출신이라 발음이 정확한 편이다. 입 모양 교정은 물론 모창 등등 발성 전반에 걸쳐 연습을 많이 했다.      

발성 방식, 소리의 위치는?   
강호동은 소리를 앞쪽 위로 내는 스타일이다. 다시 말해 비성의 위치에서 소리를 내는 발성방식이다. 이런 형태는 고음이 특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높은 배음이 많아 다분히 선동적이며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유재석은 소리를 뒤쪽 아래로 많이 내는 스타일, 다시 말해 완전 육성에 가까운 발성이다. 낮은 배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잔잔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강호동은 소리를 낚아채듯 잡아서 낸다. 따라서 소리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 그만큼 시청자에게 전달될 때의 임팩트가 크다. 반면 유재석은 소리를 밀어서 내기 때문에 좀 더 부드럽고 유연하게 들린다.
  
성격이 급한 사람(강호동)은 높은 음을 잘 내고, 차분한 사람(유재석)은 중저음 쪽의 소리를 많이 낸다. 이것은 두 사람의 성격에서도 잘 나타나 방송을 진행하는 각자 스타일을 연출하는 동인이 된다. 강호동은 강하고 급한 어조로 게스트를 끌고 다니는 반면 유재석은 서두르지 않는 잔잔한 톤으로 게스트와의 템포를 조절해간다.       
음악 장르에 비유한다면 강호동은 샤우팅 창법의 초강력 헤비메틀이고 유재석은 말랑말랑한 발라드다.  

강호동처럼 복식호흡을 통해 위로 띄워 내는 소리는 선동적이다. 정치인의 선거유세, 강연 등등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때 흔히 쓰는 방식이다. 유재석처럼 100% 육성에 의한 잔잔한 중저음역 소리는 친구나 친지 등 격이 없는 사이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이다.
  
최초의 공명점부터 발성 방식, 거기에 진행하는 스타일마저 근본적으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비슷한 점이라곤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양대 산맥, 그래서 대중들은 강호동-유재석에 대해 더 흥미를 갖는지도 모른다.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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