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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진짜 명품은 ‘생각하는 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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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진품명품] 진짜 명품은 ‘생각하는 손’에서 시작된다
  • 조성진 기자
  • 승인 2013.09.1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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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조성진 편집국장] 손은 인간의 갖가지 감정적 표현 및 상징성을 대변한다.    

양 손을 가슴이 얹으면 복종이나 하인임을 뜻한다. 악수는 결합과 결속, 화해, 우정 등을 말하며 손으로 눈을 가리는 것은 부끄러움과 공포의 의미다. 다른 사람의 손에 자신의 손을 놓으면 봉사의 맹세 또는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손은 도구다”라고 말했고, 로마의 수사학자 퀸틸리아누스는 “손은 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 할 수 있다”고 썼다.    

기독교에서 손은 전능함의 상징으로 성령의 비둘기를 놓아 보내기도 한다. 불교에서 부처의 손은 중생을 보호해 주는 의미가 있으며, 이슬람교에서 벌려진 손은 축복과 숭배, 환대 등을 뜻한다. 힌두교에서 시바는 여러 개의 손이 달려 있는데, 위로 올린 손은 평안과 보호, 아래로 내려 발을 가리키는 손은 해방, 북을 두드리는 손은 창조행위, 손에서 나온 불꽃은 세계의 파멸을 나타낸다.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명저 <장인>은 ‘현대 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류 문명사를 통해 손의 진정한 가치를 잘 보여준다. 모든 창조행위는 손에서 비롯되며 나아가 하나의 역사로 기억된다. 인류역사를 풍요롭게 해준 문화유산은 물론 현대 자본주의의 정점에 위치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 이 모든 것들은 ‘생각하는 손’을 가진 장인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창조와 파괴를 동시에 행하는 손이 가진 이중성은 늘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다. 나쁜 손버릇은 온갖 범죄의 온상이 되고 급기야 파멸로 치닫는다. 지휘자의 손은 세상을 행복한 전율로 뭉클하게 하지만 범죄자의 손은 세상을 부패시킨다. 키보드 앞에 놓여 있는 선플러의 손이 훈훈한 온기로 가득차 있다면 온갖 비방을 남발하는 악플러의 손은 창백하고 고독할 뿐이다.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명절 연휴 기간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기자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때이다. 이 시점에서 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창조에서 사랑과 화해, 결속 등등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상징성 말이다.    

‘생각하는’ 내 손이야 말로 동맥경화에 걸린 정치·사회 전반에 온기를 가져와 소통이 원활한 시스템 구현을 가능케 한다. 지금 내 손은 비방과 삿대질로 쉴 새 없이 고무되어 있는 고약한 짝퉁인가 아니면 주변을 배려하고자 한번 더 생각하며 레고 쌓듯 하나하나 관계를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가는 빛나는 명품인가.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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