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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을 걱정할정도로 공룡이 되어버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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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을 걱정할정도로 공룡이 되어버린 한국
  • 최성식 기자
  • 승인 2011.07.03 0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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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최성식 기자] 파멸을 걱정할정도로 공룡이 되어버린 한국의 상황이 걱정됩니다.

요즘 물가를 대략 살펴봅시다,
몇일전 체인점식당에서 먹은 콩나물국밥이 6,500원, 짜장면 한 그릇은 4,500원이 넘은 지 오래고, 오뎅 1꼬치가 2,000원입니다. 김밥 한 줄에 2,000원이고 호떡 한 개는 2,000원입니다. 사과 한 개에 700원이고, 수박 한 통에 2만8,000원입니다. 한우 등심 1kg에 5만4,000원이고, 삽겹살 1인분은 1만원을 오르내립니다.

감남 아파트는 20억을 호가하고, 브랜드 티셔츠 한 장을 입으려면 6~7만원을 써야 합니다. 조청에 버무린 한과 세트가 20만원을 하고, 상주 곳감 한 줄은 쉽게 사 먹기 버거운 가격입니다. 한우 갈비 세트는 50만원을 하고 과일바구니도 20만원 짜리를 팝니다. 동네에서 사 먹는 치킨 세트가 1만8,000원을 하고,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5,000원을 합니다. 

얼마 전 강남에서 세 명이 커피를 마시고 치즈 케익 한 조각(1조각씩이 아닙니다)을 먹었는데 3만원 넘게 나왔습니다.

이런 형국에 TV 뉴스를 보니 지방마다 레저단지를 조성하고 축제를 열고 개발 공사를 하지 않는 곳이 없더군요.

대체 한국인들이 못 살겠다 하는 건 정말 못 살아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부자처럼 살지 못한다고 하는 소리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자식은 미국 유명 사립학교에 유학보내고 외제차 타고 명품 백을 들고 부자처럼 살고 싶은데 소득은 일정하니 국가가 국민세금으로 개인 비용을 대신 내 달란 건지 이해하기 힘든 사회 모습입니다.

콩나물 국밥 한 그릇은 6,500원에 사 먹고, 수박 한 통을 2만8,000원에 사 먹고, 아이들 학원비로 월 100만원 이상씩 쓰면서 못 살겠다 하면 그건 한국 중산층들의 탐욕일 겁니다.

노동의 가치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 건가요. 자기 가치와 노동의 댓가만큼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하는 겁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지 않고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소비로 인해 물가가 비약적으로 오르고 그 오른 물가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면 산유국이라도 국민의 욕망을 만족시켜 줄 순 없을 겁니다.

콩나물 국밥을 먹지 말란 말이 아닙니다. 콩나물 국밥의 가격이 적정하냐를 따져 보란 말이지요. 대한등록금이 비싸지 않단 말이 아닙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적정 가격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매달 백만원 이상이나 되는 돈을 사교육비로 쓰는 이유는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식이 남의 자식보다 단 1점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얻어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단 뜻에서 입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운동과 여행을 함께 하고, 아이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보다 옆집 아이를 이기기만 하면 된단 생각에서 학원을 보내고 그 학원비 때문에 쪼들려 못살겠다 합니다.

경쟁을 위해 모든 아이들를 학원에 보낼 바에야 차라리 모든 아이들을 학원에 안 보내면 됩니다. 경쟁도 공정한 룰이 있어야 하고, 그 룰은 소비자 스스로가 만드는 겁니다.

물가는 대체 누가 올리는 겁니까. 그 사회의 소비자 스스로가 올리는 겁니다.

대학 등록금은 반값을 국가에서 지원하겠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의료보험 약가는 올리고 대중교통 요금을 올립니다. 터져 나오는 복지 요구를 충족시켜 주려면 지방세 국세 할 것 없이 세금은 더 거둬야 하겠지요. 세금은 결국 자기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채소값,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고기값, 세계예서 가장 많은 사교육비 그리고 불륜과 허영과 욕망을 자극하는 대중문화들. 자신들의 삶은 철저하게 브루조아처럼 살면서 복지는 좌파처럼 요구하는 사회란 마치 공룡과 같이 덩치는 크고 머리는 작아 더 이상 살아 남을 수 없고 진화하지 못해 도태되는 게 자연의 이치겠지요.

"삼성 이건희 일가의 상속은 김일성 김정일 세습과 뭐가 다르냐"는 주장이 나오는 건 대중들의 탐욕이 이미 이성을 잃었단 증거입니다. 소득은 자기 노동의 가치 만큼이며, 그 노동의 댓가는 사유재산으로 지켜지는 게 이념을 따지기 이전에 존재하는 자연법입니다.

노동의 댓가 만큼 소득을 얻기에 인간은 더 많은 소득을 위해 스스로 발전하고 혁신해 올 수 있었던 겁니다.

아산 현충사에 일본 소나무(금송)이 심어져 있다고 파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일본 소나무를 박정희가 심었다 하여 박정희는 친일파요 금송은 파내야 한다고 소송까지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짐작을 해 보면 박정희 전대통령이 현충사를 꾸미기 위해 가장 좋은 소나무를 찾다보니 그리 됐을 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어디에 심어져 있든 나무 한 그루에까지 친일을 논하고 소나무가 일본 산이냐 아니냐를 따져 뽑고 말고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정상이 아닐 것입니다. 그 사회의 이성은 미친 거지요. 이미 '걸리버 여행기'에서 많이 나온 이야기입니다.

개인의 욕망은 브루조아를 넘어 자본가처럼 탐욕적이고, 사회를 대하는 이념은 공직자들의 부정과 부패만연속에 지극히 표플리즘을 지향하는 대중이 넘쳐나는 지금 한국 사회는 공룡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러니 보수정치인들까지도 대중의 탐욕에 동조해 "반값" "부의 세습 반대"를 외치고 경기장 밖으로 뛰쳐 나온 것이겠지요.

이런 사회에 한국의 미래가 있다고 한다면 당신은 지금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덩치는 크고 머리는 작은 공룡, 그게 지금의 한국입니다.

 

최성식 기자 hjn511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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