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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를 꿈꾸는 모상개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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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를 꿈꾸는 모상개해수욕장
  • 박춘성 기자
  • 승인 2013.07.1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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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모습을 아기를 품은 어머니의 모습으로...

 
[KNS뉴스통신=박춘성 기자]남해의 모습을 아기를 품은 어머니의 모습이라고도 한다. 창선도는 본섬인 어머니의 젖가슴을 찾아드는 아기의 모습이다. 어머니가 아기를 품고 있는 남해도가 그래서 더 따뜻하고 아늑한 이유다.

창선도는 행정구역상 진주목에 속해 있다가 1906년에서야 비로소 남해군으로 편입된 섬이다. 지금은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으로 선정됐던 ‘창선-삼천포대교’가 있어 섬이면서도 섬이 아닌 곳이 돼버렸다. 남해 곳곳 어디를 간들 편안하지 않은 곳이 있겠냐마는 특히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창선 해변은 그야말로 파라다이스다.

창선면에서도 큰 마을에 속하는 것이 장포라 한다. 장포마을은 한때 면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던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빈집도 생기고 면 소재지 근처가 커지면서 예전의 명성은 잃었지만 아직도 젊은 사람이 다른 마을에 비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시골의 어느 마을보다는 활기차다.

장포에서 동쪽으로 마을을 지나 2km쯤 굽이굽이 돌아가면 아무도 밟지 않은 듯한, 그래서 더 아무에게나 알려주고 싶지 않는 은빛 백사장이 드러난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그들만의 공간으로 가꾸어 온 길이 200m, 넓이(폭) 40m쯤 되는 모상개해수욕장이다. 일상에 지친 심신을 그들은 이곳에다 내려놓는다. 군 지정 공설해수욕장으로 이름이 올려져 있지 않은 까닭에 창선면에서는 하나뿐인 해변임에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편하지는 않다. 비포장도로는 아니지만, 차 두 대가 지나기 힘들 것 같은 시멘트포장길을 잠깐 지나야 모상개해수욕장이라는 파라다이스에 들어설 수 있다. 섬 속 산길을 힘들게 돌아 바닷가에 닿으면 흰 속살 같은 자그마한 모래사장이 펼쳐지고 그 위로 해변과 어울리는 아담한 펜션이 애써 찾아온 사람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 여기까지 누가 올까 했는데 알게 모르게 찾는 사람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사람으로부터 때 묻지 않은 모상개해수욕장은 조개껍데기의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유난히 희고 고운 백사장을 자랑한다. 반짝이는 은빛 백사장은 그 어떤 유명 해수욕장도 이곳에 비길 바가 못 된다. 번잡스러움이 없고 인위적이지 않고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모습에서 세계적인 여배우 브룩실즈가 어린 시절 찍었던 영화 ‘푸른 산호초(The Blue Lagoon)’가 문득 생각나는 해변이다. 태곳적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것이 이 해수욕장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모상개해수욕장의 바닷물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탁해 보인다. 파도에 함께 밀려오는 은빛 모래가 투명한 바닷물을 감춰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래가 가라앉은 바닷물을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있으면 금방 깨끗한 바닷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수욕장 앞으로는 ‘모섬’이라 불리는 조그만 섬이 바위로 된 무거운 몸을 추스르고 물 밖으로 푸른 생명을 내놓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섬 위로 수백 년의 해풍을 이겨낸 푸른 나무들은 한적한 곳을 찾은 피서객들과 외로운 바위섬을 달랜다. 모섬 뒤로는 커다란 배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와 이곳이 선경(仙境)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도록 만든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편안한 휴식을 가지고 싶다면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 어머니의 따뜻한 품 속 같은 이곳 모상개해수욕장을 권하고 싶다. 남해의 해변은 어디에 간다고 해도 모두 보물이지만 꼭꼭 감추어져 있어 더 보물스러운 곳, 이만한 곳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모상개해수욕장은 군 공설해수욕장으로 등록되지 않은 작은 해변이다 보니 아는 사람도 적고 가는 길을 찾기가 쉽진 않다. 하지만 보물처럼 꼭꼭 숨겨져 있던 해변이기 때문에 때 묻지 않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음알음 이름이 알려지면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빼어난 해안을 중심으로 어촌마을의 인심과 멋을 느낄 수 있는 모상개해수욕장, 올 여름 이곳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박춘성 기자 pcs8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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