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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말(言)의 미학'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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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말(言)의 미학'을 생각하다
  • 이정화 경위 (인천부평경찰서 청천파출소
  • 승인 2013.05.23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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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경위 (인천부평경찰서 청천파출소)  
얼마 전 부처님 오신날 특집방송으로 네팔에서 사원을 건축하며 불심을 전파하는 스님의 생활모습이 방영되었다.

금욕적 생활과 현지인들을 사원공사에 참여시키며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스님은 아낌없는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생불처럼 존경받는 스님의 모습보다 강하게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사원을 찾은 외국인들과 서툰 대화를 나누는 스님의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프랑스 신도와 최소한의 기본적인 대화만 오가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스님의 모습은 한없이 편안하고 평화로웠다.

서툰 언어로 때로 말이 막힐때는 서로 눈빛과 미소로 화답하며 평온한 정적과 짧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들은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진정한 대화를 하고 있었고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아!! 이런 거였구나. 몇 마디의 말만으로도 진심은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거였구나.

파출소에 근무하다보면 사소한 말실수 또는 너무 많은 말들 때문에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때 그 말만 안했더라면 아니 잠시만 그 말을 참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안타까운 사건들..

최근에는 SNS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의 홍수 속에 상처받고 극단적 선택까지 가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경찰에서는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여 이를 뿌리 뽑기 위해 전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의 예방, 단속활동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가정에서 학교에서 또는 직장 내에서 우리의 세치 혀만 조심한다면 관련 범죄는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말의 홍수”속에 말 잘하기에 앞서 말을 아끼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하는 건 아닌지 우리 모두 깊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본 칼럼의 내용은 'KNS뉴스통신'의 입장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이정화 경위 (인천부평경찰서 청천파출소 psd11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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