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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 '반쪽 행사' 전락…'임을위한행진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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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식, '반쪽 행사' 전락…'임을위한행진곡' 논란
  • 김학형 기자
  • 승인 2013.05.18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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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현직 대통령 참석 불구 상당수 관계자 불참

▲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KNS뉴스통신=김학형 기자] 33년째를 맞이한 5·18 기념식이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으로 정작 관련 단체들이 상당수 불참한 채 반쪽짜리 행사로 마무리 됐다.

18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와 정부 주요인사, 국회의원, 유공자·유족, 시민 등 약 2천여명이 참석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박 대통령은 헌화와 분향 뒤 기념사를 낭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만 참석하고 이후 4년간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기념사마저 총리 기념사로 대체했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 5년만에 5·18 기념식에 참석한 의미는 끝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거부됨에 따라 퇴색됐다. 애국가는 4절까지 참석자 전원이 함께 불렀으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합창단만의 노래로 전락했다. 합창단의 노래 가운데 객석에서도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일부 목격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함께 노래하지 않았다.

이 마저도 광주 시립합창단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국가보훈처가 어렵게 선정한 서울 로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인천 오페라 합창단이 협연했다.

기념식장은 의자는 절반가량이 비어 있었다. 정작 5·18의 주인공인 유공자·유족과 5월 단체들, 광주시의회 의원 상당수가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방침에 반발해 불참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망월동 구묘역에서는 통합진보당, 진보연대, 민주노총, 학생단체 등 500여명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전날 오후부터 5·18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며 밤을 새웠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했다.

지난 2010년 ‘임을 위한 행진곡’이 공식 식순에서 빠지면서 구묘역과 국립묘역에서 별도의 행사가 치러진 지 3년 만의 일이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 여러분,

5.18 광주 민주화운동 33주년을 맞이하여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33년의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의 슬픔을 지우지 못하고 계신 유족 여러분, 그리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족을 잃고 벗을 떠나보낸 그 아픈 심정은 어떤 말로도 온전하게 치유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매번 5.18 국립묘지를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과 광주의 아픔을 느낍니다.

영령들께서 남기신 뜻을 받들어 보다 더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이 그 희생과 아픔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우리나라를 더욱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 여러분,

산업화와 민주화의 고비를 넘어선 우리 앞에 지금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으로 국가는 크게 발전했지만 국민의 삶은 그만큼 행복하지 못합니다.

민주주의의 큰 진전을 이뤄냈지만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새로운 국가발전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정치사회 영역에 머물렀던 민주화를 경제 분야로 더욱 확장시켜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그것이 우리 앞에 밀려오는 도전을 극복하는 길입니다.

그런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을 넘어,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저는 이제 5.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행복이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각계각층의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나로 모아서 국가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것입니다.

그 길에 민주화를 위해 고귀한 희생과 아픔을 겪으신 여러분께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의 날에 다시 한 번 민주영령 앞에 깊은 추모의 마음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공공누리
청와대 대통령실 이 창작한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김학형 기자 khh@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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