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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기간에도 촛불을 들 수밖에 없는 대학생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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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기간에도 촛불을 들 수밖에 없는 대학생을 보면서
  • 최성식 기자
  • 승인 2011.06.20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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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고 한 학기가 시작 되었는가 했는데 벌써 기말고사 기간이다.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무거운 등록금의 부담으로 인하여 반값 등록금을 외치며 광화문에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87년 민주항쟁 이후 24년 만에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이슈, 즉 등록금 부담이라는 경제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생들이 투쟁의 대오를 형성하여 길거리로 나선 것이다. 그들의 신자유주의의 과잉과 경제사회적 민주주의의 결핍으로 인한 20대의 절망감은 근 2년 만의 대규모 촛불집회로 나타났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사라진 촛불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에 이어 ‘반값 등록금’을 내걸고 다시 타오르기 시작 했다.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를 경찰이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촉발된 ‘반값 등록금’ 촛불 집회는 처음에는 100여 명 남짓 참가하는 행사였지만, 이제는 미래의 대학생인 중 고등학생, 이미 회사원이 된 3, 40대 직장인, 그리고 대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자영업자 까지 집회 현장에 나와 구호를 외치면서 반값등록금 시위는 국민시위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학생을 둔 학부모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다 하나 같이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휜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친구들이 학비를 벌기위해 휴학을 하면서 학교에 함께 다니지 못하게 되고, 학교를 계속 다닌다고 해도 학비에 보태겠다고 밤에 잠도 못자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너무 지치고 힘들어 토끼눈이 되어 학교에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파김치가 되어 있는 것에 너무 화가 나서, 또 어떤 학생은 어머니가 자식을 빚쟁이로 출발하게 할 수 없다고 힘든 파출부 일을 자청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촛불시위에 참여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학기..

내가 항상 강의를 시작하는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사회복지는 무엇인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복지국가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복지국가의 개념에 대해 정리하고 이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사회복지는 각 나라마다 다른 전통을 가지고 발전되었으며, 학자들에 따라 혹은 지향하는 이념에 따라 강조하는 사회복지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규정된 모습으로 사회복지제도를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사회복지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사용되는 방식은 ‘사회복지’라는 말의 어원을 찾는 일이다. 사회복지는 영어의 Social Welfare를 번역한 것이다. ‘지내다’ ‘살아가다’란 의미의 fare에 ‘만족스러운’ 혹은 ‘적절한’ 의미의 well이 합쳐져서 만족스럽게 지내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한문으로 살펴보면 사회(社會)란 같은 무리끼리 모여 사는 집단. 혹은 서로 협력하여 공동생활을 하는 인류의 집단이라는 말이고 복지(福祉)란 행복한 이익 이라는 말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즉 사회복지(社會福祉)란 무리가 모여 협력하며 공동생활을 하는 인류 집단이 행복한 이익을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겠다.

결국 우리는 행복하게 살려고 애쓰며 그것은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두가 자신과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일을 하지만 행복감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많은 불안한 요소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일자리도 불안하고 주거도 불안하고 늘어만 가는 사교육비도 걱정이다. 그러다보니 노후 또한 불안하기만하다. 밤늦도록 열심히 일을 하지만 늘 불안하고 만성적인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져만 갔다. 2008년의 세계적 경제위기를 겪은 이후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면서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행복지수는 주요 국가들 중에서 거의 꼴찌 수준이다. 이런 요소들이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기말고사임에도 불구하고 광화문집회로 몰려 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사교육비가 가계 부담을 늘린다고 하지만 어찌 사교육뿐이겠는가? 고등학교 졸업생의 85%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대학에 가도록 강요되는 사회에서 매년 1,000만원 수준인 대학등록금에 허리가 휘고 수도권 전세난과 월세 폭등의 영향으로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의 주거비에 대한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이대로는 우리가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그것을 논의하는 대화와 구체적인 정책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복지의 꽃은 항상 위기에서 피어난다.

독일은 후발국가로서 선발국을 따라잡기 위해 급속히 발전한 산업화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야기했고, 도시와 빈곤문제를 야기한 비스마르크시절에 복지제도를 추진했으며, 영국은 2차 대전 직후, 어떻게 보면 재정적 여건이 가장 어려운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죽음의 포화 속에서 복지의 꽃은 피어올랐다. 그리고 스웨덴은 대공황 때 복지국가의 틀을 마련하였다.

각 국가마다 복지제도가 도입되는 계기와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반드시 합리적이거나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이유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거나 위기상황에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않는 나라에서 먼저 복지제도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재정적 여건이나 경제적 부가 중요한 요인이긴 하지만 정치적인 맥락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선진복지국가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위기가 기회이다. 이러한 때 일수록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들이 광화문에서 더 이상 밤을 새우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이들이 광화문으로 달려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동참하여 등록금 반값 정책을 빨리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집이 멀어 광화문까지 까지 직접 가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주변 사람들에게 보편적 복지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보편적 복지와 복지국가를 표방하는 후보를 잘 골라서 선택하는 것이 깨어있는 시민의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산들바람이 부는 가을학기에는 무겁게 짓눌린 대학등록금과 주거비부담 등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짐을 덜고,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다시 우리 학생들을 만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편집부국장 안 진숙

 

최성식 기자 hjn511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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